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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팝니다 : 원소주와 mbti 올해 2월. 느닷없이 소주 하나가 주류 시장을 휩쓸었던 상황이 있었다. 원 소주 (One Soju). 아티스트 박재범이 만들었다는 힙한 소주였다. 일반적인 소주에서 볼 수 없었던 감각적인 디자인과 콘셉트. 전통 증류 방식으로 제조하여 인정받았다는 맛. 젊은 대중들은 그에 열광하였고, 제품은 품귀 현상을 빚기 일쑤였다. 지난 6월 지방선거가 겹쳐있던 시기. 일찌감치 사전투표를 하고 머리를 식힐 겸 잠시 부산에 다녀온 적이 있다. 오랜만에 바라보는 바다를 바라보며 그간 정제되어 있던 생각들을 소분하기 좋은 시간이었다. 그런데, 부산에 있던 이 무렵 원 소주의 팝업 스토어가 부산에 열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편이었던 나였지만 문득 궁금해졌고 구매하고 싶어졌다. 여행 이틀 차였던 기간부터 ..
일상-열셋 무릎 부상을 당한지 어느덧 1주일이 지났다. 지난 주말부터 반깁스를 풀었고, 그 자리를 무릎 보호대가 대신했다. 조금씩 다친 부위를 움직여 보고 있지만 아직 뻐근하고, 낯설고, 어색함이 근육에서 밀려온다. 회복하는 것이 우선시 되야 하는 것에는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여파로 보낸 한주의 컨디션은 제법 떨어졌음을 피부로 느꼈다. 반깁스를 차고 있던 한주동안 평소보다 일을 집중 하는데 쉽지 않았다. 일단 앉아 있는 것에 무리가 왔다. 허리부터 되퇴부에 이르는 구간까지 뻐근함의 연속이었다. 급한데로 허리 받침 쿠션을 주문해서 사용했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제 아무리 반깁스라고 하지만, 종아리까지 감싸주는 상황이었기에 쉽사리 편해지지 못했다. 퇴근 후 환부에 찜질을 해주다가도 마무리 시점에는 허리를 찜..
최백호 - 바다 끝 (2017) 시대를 관통하는 노래와 음색이 있다. 그것은 일종의 위안이기도 하고, 때론 낭만이 되기도 하는. 그저 세련된 멋으로 정리되기엔 아쉬움이 짙게 남는 흔적. 들려오는 노래와 음색의 선율 속에서 발견하는 지난날의 한 조각. 그렇기에, 시대를 관통한다는 전제를 붙이는 것은 대중의 불호가 다소 적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드라마 OST로 잔잔하게 알려진 노래인 '바다 끝' 또한 시대를 관통하는 한 조각으로 남겨질 노래라고 생각한다. 수년 전 어느 날 인터넷 서치를 하던 도중 알게 된 이 노래에 매우 젖어들었던 적 있었다. 옷깃에 가랑비가 스며들어 축축해져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차분함으로 마음은 여물어져 갔다. 지나간 옛사랑 일지, 흘러간 시대의 청춘인지. 스며드는 이 감정들이 어디에서 찾아..
첫 낙차, 첫 깁스 아차 싶었다. 분명 뒤의 차가 오는지 간격을 살피면서 달린다고 생각했던 찰나였다. 순간 밟고 있던 페달이 콱! 하고 막히면서 앞바퀴에 충돌이 났다. 찰나의 상황으로 전방을 향하던 내 시선은 금세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의 정적이 찾아왔고 이내 상황을 받아들였다. 시작은 토요일 밤에서 자정을 향해가던 시간이었다. 대략 2~3개월 가량 타지 못했던 자전거를 오랜만에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몇 주가량 반복되던 상황이었지만, 나름의 핑계로 외면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 주 주말에는 꼭 타야겠다'라는 다짐 아닌 다짐을 수 없이 되뇐 끝에 그날이 왔다. 날도 꽤 쌀쌀해졌고, 겨울도 찾아왔기에 올해 마지막 라이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지런히 타고 오자는 마음으로 두툼하게 챙겨 입고 집을 나..
부자의 자세 (제이원, 2022) '부자를 만드는 건, 돈이 아닌 자세다' 돈 + 시간 + 관계의 총합 누구나 돈을 갈망하는 시대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는 지금, 매 순간 절벽과도 같은 모습으로 연출되고 있다. 한 세대로써 새로운 시간의 진입은 여러모로 다양한 관점을 낳게 한다. 나 또한 그러했다. 나는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가. 항상 자문해본다. 앞서, 시작부터 반성하고 가게 된다. 야심차게 만든 이 메뉴를 이제야 채워 넣게 될 줄이야. 그만큼 호기롭게 도전하여 삼일천하로 매듭을 지었던 순간이 대체 얼마의 시간이던가. 후회한들 소용없다. 하지 말자는 다짐 보다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좀 더 개선된 생각이라 여겨졌다. 이를 조금이나마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근래 다녀온 ..
일상 - 열둘 6월 초순 잠시 떠나온 여행 이후. 차곡히 쌓여간 프로젝트들이 하나씩 줄어가는 동안, 주말마저 일과 잠을 맞바뀌는 날들이 늘어만 갔다. 그렇게 8월의 후반기를 맞는 일요일도 어김없이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더위를 맞았던 주말이었다. 자고 깨서 먹고 잠시 작업하다 다시 자고부터를 반복하며 월요일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이 무렵이 되었을 때만 겪을 수 있는 송별의 시간이 있다.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는 메시지인 처서 무렵. 한 여름밤의 귀뚜라미 소리의 울음이 길가를 채워가고, 낮 동안의 뜨겁게 달궈졌던 열기는 아침, 저녁으로 식어가는 느낌이 체감으로 돌아오는 수준의 시간. 매년 반복되지만, 동일하게도 8월 이 무렵이지 않을까 싶다. 처음 이 분위기를 감지했던 것이 20대 중반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아무것..
일상 - 열하나 파란만장했던 8월도 종반에 다다르고 있다. 멍하니 흘러가던 상황과 일상 속에 작은 변화구들. 나름의 반전 요소까지. 간혹, 육상경기를 보면 신호보다 앞서 출발하여 되돌아 준비를 해야 되는 경우가 있다. 원하든 원치 않던, 의지와는 상관없는 출발선만이 반기는 상황. 내게 8월은 그러한 시간이었다. 한편으로 난해하고, 한편으로 복잡했던 순간들. 의지와는 다르게 다시금 출발선에 서서 기다리는 심정이 난해해 보일 수 있다. 살아오며 한 번도 겪지 않았던 일들의 연속. '이게 뭔가?' 싶었던 다양한 시간들.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조금 빠르게 재준비를 마쳤다는 점이다. 좀 더 멀리 달려가 있었다면, 되돌아오는 길이 꽤나 험난하고 힘겨웠을지도 모른다. 자칫 위험수에 빠질 수도 있었겠지만, 운이 좋게..
표리부동 - 엠넷의 새로운 오디션을 바라보며 묻고 싶다. '당신은 누구의 꿈을 지킬 것인가'라고 당당히 내건 포맷에. 정작 그들의 꿈을 어떻게 지켜줄 수 있느냐고. 꿈을 지켜주는 것은 참여하는 시청자들의 몫으로 던져두고, 소란한 대중의 틈을 타 이득은 획책하며, 이번에도 사고가 터지면 나 몰라라 꽁무니를 뺄 것인지를 말이다. 오랜 침묵 끝에 다시 꺼내 든 엠넷(정확하게는 CJ ENM)의 신규 오디션 프로가 론칭된다는 뉴스를 보았다. 오디션으로 흥하고 망했다고 평가받는 그들이 무리수를 던지는 것일까? 자연스레 눈살이 찌푸려졌다. 물론, 보지도 않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성격과 느낌 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은 점이 있다. 간과할 수 없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미심쩍은 표정을 거두기에는 쉽지 않다. 이미 포화를 맞을 만큼 맞은 그들이 왜 또 오디션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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