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 - 남아있는 노래처럼 (2019)
가만히 떠올려봤다.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그 마음에 온갖 정성을 담아가며, 이제는 꿈꾸어 볼 엄두도 내지 못할 영원함을 지녔던 시간을. 참으로 아련하게만 느껴지는 그 순간이 분명 내게도 있었음을. 그 순간을 소환해 내는데까진 별도로 어려운 과정 없이 금세 떠올리기 쉬웠다. 한 순간, 한 때의 추억이라지만, 강렬함과 짜릿함으로 물들었던 마음은, 세월의 분침과 함께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는 것을 정직하게 각인시켜주었다. 그 존재가 나의 친구, 이웃집 오빠 혹은 누나, 선생님,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같이 보통은 나의 시아 안에 확보된 대상인 경우가 많겠지만, 하나의 장막을 사이에 두고 오로지 온 마음을 쏟아내는 대상도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한국가요사의 중축으로 기록되는 1990년대 중/후반으로 갈 수록, 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