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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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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낙차, 첫 깁스 아차 싶었다. 분명 뒤의 차가 오는지 간격을 살피면서 달린다고 생각했던 찰나였다. 순간 밟고 있던 페달이 콱! 하고 막히면서 앞바퀴에 충돌이 났다. 찰나의 상황으로 전방을 향하던 내 시선은 금세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의 정적이 찾아왔고 이내 상황을 받아들였다. 시작은 토요일 밤에서 자정을 향해가던 시간이었다. 대략 2~3개월 가량 타지 못했던 자전거를 오랜만에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몇 주가량 반복되던 상황이었지만, 나름의 핑계로 외면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 주 주말에는 꼭 타야겠다'라는 다짐 아닌 다짐을 수 없이 되뇐 끝에 그날이 왔다. 날도 꽤 쌀쌀해졌고, 겨울도 찾아왔기에 올해 마지막 라이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지런히 타고 오자는 마음으로 두툼하게 챙겨 입고 집을 나..
표리부동 - 엠넷의 새로운 오디션을 바라보며 묻고 싶다. '당신은 누구의 꿈을 지킬 것인가'라고 당당히 내건 포맷에. 정작 그들의 꿈을 어떻게 지켜줄 수 있느냐고. 꿈을 지켜주는 것은 참여하는 시청자들의 몫으로 던져두고, 소란한 대중의 틈을 타 이득은 획책하며, 이번에도 사고가 터지면 나 몰라라 꽁무니를 뺄 것인지를 말이다. 오랜 침묵 끝에 다시 꺼내 든 엠넷(정확하게는 CJ ENM)의 신규 오디션 프로가 론칭된다는 뉴스를 보았다. 오디션으로 흥하고 망했다고 평가받는 그들이 무리수를 던지는 것일까? 자연스레 눈살이 찌푸려졌다. 물론, 보지도 않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성격과 느낌 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은 점이 있다. 간과할 수 없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미심쩍은 표정을 거두기에는 쉽지 않다. 이미 포화를 맞을 만큼 맞은 그들이 왜 또 오디션이란 ..
무지의 댓가 지난주는 다사다난했던 시간들이었다. 어느 정도 정리를 마쳐가는 중이지만, 요약해보면 '복잡했고 기이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는 방법은 별 다른 것이 없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길 바랄 뿐. 다시금 인내로 점쳐야 하는 일상이 답답할 때도 있지만, 현실은 이것이 최선이다. 휩쓸리지 않도록 다잡고 가는 것 밖에 없다. 결국 삶은 순환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줄곳 그래 왔으니. 그 와중에 한통의 청구서가 날아왔다. 건강보험공단이었다. 별 달리 접점은 없는 곳인데, 뭘 또 내놓으라 하는가 싶어 표지를 보자마자 짜증이 조금 밀려왔다. 뜯자마자 반기는 것은 별 달리 없었지만, 내용은 이러했다. (ㅇㅇ님은 현재 대사증후군 주의 단계입니다.) 하.. 대사증후군이라... 병원을 좋아하는 사람이 ..
일상의 삽질 살다 보면 아주 간혹, 사용하던 것을 전혀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분명 잘 쓰고 있던 리모컨이 갑자기 보이질 않아 성질을 내며 찾게 된다던지, 한참 사용하던 휴대폰이 온데간데없는 상황에 놓여 짜증이 난다던지. 가끔씩, 한번 이상은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나 역시도 그렇다지만, 이런 경우로 지난 몇일을 험난한 고행길로 빠져들지 알 수 없었다. 사건의 경위는(?)이렇다. 오래전부터 사용해왔던 아이디로 접속하여 글도 쓰고, 이것 저것 만져가면서 나름 쏠쏠한 즐거움을 찾아가던 중이었다. 팀 아이디로 사용해서 관리할 계정으로 인해 잠시 로그아웃을 하고, 접속 아이디를 바꾼 이후에 다시 로그인을 하려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접속이 안 되는 것이다.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방금 전까지 글도 쓰고, ..
2020 선택의 시간 (그 후) 어떤 후보가 되든,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가 제대로 실천 되었을 선거가 되셨는지요? 만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 문득, 물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2017년 이후, 어쩌면 그 이전부터 기다려온 시간. 그 순간 속에 보인 찰나로 인해 만들어졌던 애매한 결과물들.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라보다 겨우 잠든 몇 시간 뒤. 뒤척이며 겨우 일어나 살펴봤습니다. 쏟아지던 잠을 깨어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예상과 바람을 넌지시 던지고 청했던 짧은 몇 시간 속에 우려는 예상 밖이 되어 두 눈에 비쳤습니다. 절충과 정도는 없었습니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통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순간. 오랜 시간 묵혀있던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지만, 걷히는데 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담배 vs 건강 어느 정도 회차를 반복하다 보니 새 기분이 드는것도 왠지 덜해지는 현 상황.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 어김없이 신년은 다가왔다. 각자 소망하는 바는 다르겠으나, 그 중 일부를 차지하는 것은 건강이 아닐까? 누가 받을지 충분히 지레짐작 할 법한 시상식의 풍경마냥. 그 만큼 쌓여온 세월의 무계를 빗겨가는 것이 쉬운일이 아님에. 마찬가지로서니, 제 자리를 찾아간듯 한 귀퉁이를 꽉 들어찬 나의 건강에 관한 고민은 여전했다. '올해는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보여주는 것도 사치다. 그저 살기 위해 해야한다.'라는 강박이 수시로 밀려오던 찰라였다. 다행스러운게 있다면, 질질 끌어온게 근 2~3년 정도 되버린 개인적 가쉽이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적정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겠지. 가뜩이나 가벼워진 주머니와는 별개..
2017 선택의 시간 모처럼 만에 기나긴 연휴의 끝이라 그런지 의무적으로 제 컨디션을 찾으려 했던 하루 였습니다. 그럼에도 하루라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여유속에, 무난히 흘러갔던 하루 입니다. 저는 오늘 오후 3시 반 정도에 투표를 마쳤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오전 6시에 투표를 했었어야 했지만 이제는 그 시간을 기다리는게 이제는 쉽지 않더군요. 이번에도 적지 않은 분들께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 하셨을 겁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난 4년 동안의 시간. 그리고 세번의 경험을 통해 이번 투표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혹자는 더 길게 느껴지던, 또 다른 혹자 에겐 자조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오늘. 어느 방향이던, 어느 쪽으로든, 여러모로 오늘은 많은 의미를 지니게 될 하루였겠지요. 이런 시간을 겪고 있는 입장에서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시대..
망설임과 고민의 경계 인간은 비단, 날이 서늘해지게 될 무렵부터 행동의 제약을 받기 마련이다. 활동이나 생각 양쪽으로 방향성이 제동을 걸리는 것 또한 비슷한 이치일 것이다.요 몇년 사이에 찾아온 12월은 나에게 더욱 그랬다. 망설임과 고민의 경계. 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면서도 결론은 빈 강정으로 회귀되는 시간이었다. 원치 않던 방황과,바라지 않던 고뇌를 앉고 살아야 했던 시간들이 제법 적지 않았다. 추위를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체질을 부차 하고도 나에겐 겨울, 12월 이라는 시간은 언제나 경계다.아무 것도 준비안된 생각을 내뱉어 내기까지, 그리고 옮겨 적는데 까지도 망설임인지 고민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생각과 선택이 제법 오랜시간 지속되고 있는 것 또한같은 맥락에서 비롯되는 이야기 일 것이다.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 언제나 반가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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