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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색

핑클 - 남아있는 노래처럼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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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클 - 남아있는 노래처럼 [기획사 : (주) 에프터스토어 / 유통사 : (주) 카카오 M]

가만히 떠올려봤다.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그 마음에 온갖 정성을 담아가며, 이제는 꿈꾸어 볼 엄두도 내지 못할 영원함을 지녔던 시간을. 참으로 아련하게만 느껴지는 그 순간이 분명 내게도 있었음을. 그 순간을 소환해 내는데까진 별도로 어려운 과정 없이 금세 떠올리기 쉬웠다. 한 순간, 한 때의 추억이라지만, 강렬함과 짜릿함으로 물들었던 마음은, 세월의 분침과 함께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는 것을 정직하게 각인시켜주었다. 그 존재가 나의 친구, 이웃집 오빠 혹은 누나, 선생님,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같이 보통은 나의 시아 안에 확보된 대상인 경우가 많겠지만, 하나의 장막을 사이에 두고 오로지 온 마음을 쏟아내는 대상도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한국가요사의 중축으로 기록되는 1990년대 중/후반으로 갈 수록, 이러한 풍경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물론 현재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나의 마음을 빼앗아갔던 우상이 세월의 분침을 함께 보내고 있다는 감정은, 90년대 풍경에서 부터 출발해온 세대라면 좀 더 마음에 와닿을 것이다. 나에게는 영원한 오빠이자 언니, 누나들이었을테니. 

 

그 시간. 그 기억의 순간들을 함께 공존했던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그들의 고백

 

1세대 아이돌이 득세하던 시대 속에서 한 축을 차지했던 핑클이 14년만에 발매한 싱글인 본 곡은 설령, 그들의 팬이 아니더라도 그 시대를 살아왔던 모든 이들이라면 충분한 공감과 잔잔한 여운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단발성으로 마무리 된 예능 포멧 에서 보여진 그들과,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그들의 팬들끼리 만들어갔던 조촐한 파티였을지 몰라도, 오랜 인연만큼 굳건하고도 단단해질 동행길에 대한 나지막한 고마움을 담은 노래의 멜로디와 가사말. 이를 곱씹을 수록 가을녘 누군가와 어딘가에 남겨진 추억의 소환. 야속하게 흘러간 오늘을 미소짓게 하는 여운으로 남는건 아마도 그 때문이지 않을까.

사실상의 팬서비스에 가까운 싱글이라지만, 이 시대를 살아온 모든 이들을 위한 동창회의 주제가로 담아내기 충분했다. 감정은 배가 되고, 감성은 충만 해지니 더 이상 무슨 수식어로 이 곡을 설명하겠는가. 남아있는 노래처럼 늘, 우리 그대로

살다보면, 나이에 적응되어가는 과정에서, 감정을 제어하게 순간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나 조차도 캠핑클럽이 방영되었을 무렵 알게 된 이곡에 개인적 생각을 적어낸 것을 풀어내기 까지 몇년의 시간이 흘렀다. 쓰고 다듬다 방치하기를 반복한 결과가 그렇다. 시간앞에 감정은 매말라가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겠으나, 고스란히 담겨진 감성은 남아있으니, 적잖은 안도감을 갖고 잠시나마 그 시간에 감성에 안겨본다.  다시 들어도 정겹고, 반갑고, 새록해지는 포근함을 담은 이 노래. 아마도 오랜시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간간히 떠오를것 같다. 그 시간을 떠올리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렇기에, 그 시대를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오늘도 안녕과 무운이 함께하길.   

 

(C) JTBC ENTERTAINMENT 

 

  •  2019.10 : 초회작성
  •  2021.07.24 : 탈고 및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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