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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백

일상-열여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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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나른해질 수 있는 시간은 과연 언제일까? 어느 환경에 머물고 있던지 간에, 환경안에 속한 사회를 마주하며 나의 삶을 나른하게 만들 수 있을 만큼의 여유. 그것은 언제쯤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아마도 내가 처한 삶의 방향이 목표라는 낯선 벽을 만나서 일까? 목표를 꿈꿔오지 않았던 내가, 이제는 목표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유야 여러가지이겠지만, 아마도 나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되리라 여겨진다. 남들 못지 않은 (?) 특출난 삶일수도, 혹은 매우 싱거운 인생일지도 모르는 시간들을 겪어오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목표를 가져본 적은 없었다. 원하는 방향이 보여지면 주저없이 달려가곤 했다. 때론 상처를 입고, 때론 빛을 지며, 때론 혼자 남겨지던 순간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가고자 하는 방향이 보이면 거침없던 편이었다. 그때에 비해서는 다소 얌전해진 모양이지만, 간혹 튀어나오는 본능을 억제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것을 보면, 일찍 철들었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기준에서는 그저 주눅이 들게 된다. 

늦게나마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게으름에 절여진 몸을 깨우면서 지지부진하게 운영해오던 채널도 정신을 차리고 몰두하게 되는 요즘. 목표를 세워보지 않은 내가 어떻게 목표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를 많이 생각해본다. 아직은 그저 망상이긴 하지만, 학습하는 동물중 하나인 나 또한 그간 겪어온 시행착오들처럼. 계속 나아가다 보면 조금은 뚜렷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본다. 갖혀있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내면 깊은 곳에서 부터 그것을 바래온 나였지만, 울타리 밖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간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지금. 하나하나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하루에 한번씩 어떤 글이든 써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이 블로그에 또 다시 먼지 쌓은 모습을 발견하며 되뇌여본다. 무리하지 말되, 긴장을 늦추진 말자.

 

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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