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 삯

당신이 애플을 만나기 전에 알아야할 것들 :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등

반응형

시작에 앞서 해당 카테고리를 만들게 된 경위는 이렇다. 오랜 시간 기다려왔던 에드센스가 활성화되고 나서, 의무적으로라도 글을 써야 할 상황이 생겼다. '드디어!'라는 행복감과 '어떻게 하지?'라는 막연함이 동시에 몰려왔다. 물론 자주 써내는 것이 좋긴 한데, 문제는 노출은 둘 때 치더라도 개인적인 성에 차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작가들이 그렇진 않겠지만, 보다 보면 이게 뭔가 싶은 글들이 상당한 것이 요즘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카테고리는 품삯을 벌기 위한 개념인 만큼 조금 깊이는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글을 쓰면서 새기는 '적당한 깊이'를 잊지 않으려 노력해 본다는 주저리를 담아 시작해 본다.


이 시대에 누구나 알고 있는 브랜드를 말해보라면, 그중 애플은 손에 꼽힐 것이다. 트렌디라는 말로는 이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 디지털 시대 최초의 명품으로 각인되어 왔던 그들의 전략은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표본을 삼으려 기를 쓰고 달려들 만큼, 그들의 행보는 업계의 기준이 되어가는 중이다. 이제 10년도 넘은 시간이 되어가면서 일상적인 접근이 용이해진 애플제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런저런 사유로 인해 맥스튜디오나 데탑 맥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줄곳 이런 저런 문의를 받아왔던 필자의 견해를 전달하며, 애플 기기에 입문하거나 좀 더 구체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해보고자 한다. 일명 '애플 제품을 사기 전에 생각해 볼 3가지'이다.

 

1. 가격이 사악하다.

먼저 가장 단순한 주제가 첫 번째이다. 이미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애플의 가격은 한마디로 '사악하다'. 참으로 불친절한 가격을 제공해 주는데, 별 다른 이유를 찾아보고자 한다면 헛수고일 뿐이다. 단순히 '애플 스타일'이라고 하면 그만인 그들의 이유가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할 때가 있다. 게다가 이들의 시장 지배력이 워낙 강해지다 보니, 이제는 다른 기업들 마저 애플 프라이스를 절로 따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애플이 가격을 매기면, 그것이 곧 해당 시장의 가격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애플 실리콘 계열의 변화 이후에 상황이 조금 달라지는 양상이다. 자체 ARM을 통해 개발된 칩을 통해 자사의 구속력을 더욱 강화시킨 것을 넘어, 또 다른 레퍼런스를 선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기업이 소프트웨어까지 잘하는 사례는 아주 흔치 않은데 어쩌면 유일하게 잘하는 기업이 애플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들의 전환은 성공적이었다. 첫 세대였던 M1계열에서 성능과 가격.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사로잡아 대중에게 선보였던 충격은 상당했다. 여기에 맞물려 코로나 시대와 채굴이라는 화두로 인해 애플의 가격이 아주 달콤하게 다가왔던 시절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애플의 가격은 절대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자. 일반적으로 써먹으려는 수준의 가격대를 생각해 보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윈도우 체제의 선택지가 다양한 것과는 별개로, 단일 생산체제이기 때문에 이를 적절한 가격으로 구매한 다는 것이 여간 쉽지 않다. 공식 스토어나 세일즈가 늘어난 것이 한편으로는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는 형국이지만, 다음으로 이어지는 조건을 함께 생각해보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예전에는 그래도 좀 적당하게 샀다 싶었는데..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2. 친절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대목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알면서도 외면하고, 때론 간과하게 흘려보내는 상황이 있다. 애플은 친절하지 않다는 점이다. 애플의 기조는 폐쇄형을 바탕으로 하는 강력한 통합을 기조로 한다. 자사의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이 안에서 극대화시키는 것을 발전의 방향으로 삼는다. 여기까지는 '나도 알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지만,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반 윈도 계열이나 안드로이드를 예시로 생각해 보자. 친구와 메신저로 대화 중에 파일을 하나 보내야 한다. 이럴 때 어떻게 하는가? 단순히 파일을 불러와서 첨부하여 보내면 그만이다. 그런데 이걸 iOS로 한다고 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먼저 메신저가 아닌 파일로 이동해서 해당 파일을 선택하고 이걸 공유하여 해당 메신저의 해당 친구에게 적용을 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발송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파일 하나 보내기 위해 스텝을 거꾸로 돌아가는 것이다. 메신저에서 시작하면 될 일을 파일이 들어있는 앱을 통해 먼저 접근해줘야 하는 것이다. 영상통화로 예를 들어보자면, 자사의 서비스인 페이스 타임을 이용하면 통화 중에도 화면을 이동하여 다른 앱들을 제어하면서 함께 이용할 수 있지만, 타사의 앱들의 경우는 불가능하다. 음성만 송출될 뿐, 나머지 작업은 화면 밖으로 이동해서 제어해야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네가 하면 불륜이더라'는 말을 애플이 써먹고 있는 셈이다. 기초적인 예시로 설명했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만약 mac계열로 넘어가서 본다면 상황은 더욱 달라진다. 아마도 애플에 대한 특성을 모르는 이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갖게 되면 범위가 바로 디자인인데, 과거 블랙베리라는 스마트폰을 생각해 보면 빠르다. 예쁜 쓰레기. 절대 과장된 말이 아니다. mac은 기본적으로 unix를 기반으로 설계된 운영체제이다. 한국인의 기준에서 PC환경의 10에 9를 차지하는 windows를 사용하던 입장에서 이를 바꿔 사용해보고자 한다면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할 수준의 생소함이 다가올 것이다. 마우스 드래그 마저 반대이니 '뭐지?'싶을 표정이 훤히 보인다. 강조하지만 애플 계열은 절대 친절한 OS가 아니다. 그나마 과거에는 Intel계열을 사용하며 bootcamp를 지원해주기라도 했지만 실리콘 계열로 완전하게 전환된 현재로서는 이 마저도 어림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물론 패러렐즈와 같은 virtual app을 통해서 쓸. 수. 는 있다.) 이를 단순히 바라보았다가는 헛돈 날렸다는 생각만 머릿속을 맴돌 것이다. 그런 사람을 수 없이 봐오기도 했지만. 

 

좀 더 다양한 기능을 쓰고싶다? 그럼 더 사면 된다.

 

3.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애플 기기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그런지 주변에서 애플 기기에 관한 점들을 물어오는 경우에 자주 답해주거나 상담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필자가 언급하는 하나의 원칙이 있다. '무슨 목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것이냐? 뭘 쓰고 싶어 애플을 생각하는 것이냐'. 필자가 노기를 부려 꼰대질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충분히 납득한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샀다가 개피 봤다는 사람들을 도처에 수도 없이 봐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들이 내게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그때 좀 더 신중하게 이야기를 귀 기울였으면..'이다. 

애플의 제품들은 정확한 포지셔닝을 두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확장성이 증폭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간혹 아이폰과 애플워치라는 개념이라면 두 기기간의 상호작용과 호환을 통해 좀 더 세밀한 추적과 활동적인 사용이 가능한 것과 같다. 맥과 아이패드라는 개념이라면 케이블 없이도 보조 모니터로 확장해 사용할 수 있고, 내가 사용하던 디바이스에 맞춰 자판을 입력하거나 붙여 넣으면 그것이 그대로 이어지는 형식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일정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기기 이상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애플 워치만 쓴다고 해서 아이폰의 연동 기능을 모두 활성화시킬 수는 없다. 쓰려고 보면 반쪽짜리 물건이 되어 버린다는 의미다. 한, 두 푼 하는 비용도 아니고 조금 써보려고 하면 붙게 되는 옵션도 만만치 않다. 목적 없이 입문해보고자 하지만 첫 번째 언급한 사유처럼 결국 불어나는 금액에 발목이 잡히는 상황이 자연스레 연출되는 셈이다.

여기에, 해당 비용을 모두 치렀다고 해서, 그것이 '내가 원하는 모든 기능을 갖추어졌음을 보장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전자제품은 유독 '내가 살 때 신제품 나오는' 상황이 항시 벌어지는 품목이다. 아이폰은 매년 9월. 맥북 계열이나 아이패드는 보통 2년 단위. 애플 워치 또한 1년 단위 (현재기준)지만, 해당 타이밍에 어떤 스펙이 첨가되어 어떻게 업데이트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알아야 잘 쓸 수 있기 마련인데, 간혹 지름신 강림하여 속행한 뒤에 급 후회하여 당근에 밀려드는 애플 제품들의 홍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상황도 이 때문일 것이다.

 

고작 사과마크 하나가 주는 간지가 얼마나 큰지는 잘 알겠지만...

 


은은히 뿜어져 나오는 아오라와 함께 간지 나는 타이핑을 치며 맛깔난 느낌의 도시남녀를 추구하는 데 있어 애플 제품은 상당한 간지를 보장해 준다. 관상용으로도 구매하는 것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물건은 쓰라고 존재하는 것이다. 사과마크 앞에 두고 제사만 지낼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지름신은 당신의 몫이겠지만, 그럼에도 현명한 꿀소비를 하길 바란다.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시도해 보는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자신에게 알맞은 제품인지, 자신이 잘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를 따져보는 것 또한 중요하니 말이다. 모두 잘 사서 잘 쓰길 바라며.

 

SEOGA

 

 

** 본 글은 'CHRP : 문화유랑단'을 통해서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 사진출처 : pixabay

 

 

(2023.08.21 초고)

 

 

반응형